글, No 편집장
우리에게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미디어는 생각하기도 전에 이미 눈에서 보여지는 영상물에 집착하게 만들어진다. 유투브는 기본적으로 우리의 흥미를 끌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한다. AI를 통해 내가 그동안 검색한 단어나 패턴을 분석하여 비슷한 영상을 계속해서 추천해준다. 그것이 가진 위험성은,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볼 수 있다" 라는 점이다. 폐쇄적인 인터넷 환경안에서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게된다면 그 세상이 실로 진짜인 줄 알게된다. 더군다나 최근에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집중이 너무 안된다. 원래부터 책을 좋아했던 사람이 아니긴하나 영상에 매일 노출되어 있는 나 같은 경우엔 (영상과 친하기에) 더욱더 문서나 서류에 집착하게 되는 경우는 없다. 그래서 오히려 서류나 종이들을 보면 더 잘 보이기도 하는데 이상하게 "책"의 수많은 글씨를 읽어내려 가려고 하니 머리가 이미 벌써부터 지루함을 느꼈는지 집중이 잘 안된다. 흥미를 유발시키는 모든 것들이 다 죽은 느낌이다.
유투브는 호기심을 자극할 뿐더러 자극적인 영상조차 재미로 만들어버려 일반 TV를 보게되면 속도부터 차이가 난다. 전개방식에서 유투브는 짧은 영상안에 스토리가 있다보니 더 빠르고 더 재미있게 흘러간다. 구독자들이 오래 시청할 수 있는 장치를 여러군데 테크닉적으로 걸어둔 것이다. 그렇기에 일반 텔레비전에서 보아온 프로그램은 이제 답답해서 볼 수가 없을 정도다. 기존의 다양한 연예 프로그램도 1회에서 4,5회까지가 마지막인 이유는 사람들이 길고 장황한 얘기에 이제는 시청자들을 잃을 수도 있기에 임팩트 있고 길지 않게 재미만 쏙쏙 뽑아 전달하려는 측면이 강하다.
예전에는 시리즈물이 굉장히 유행이었다. 1권에서 2권까지는 정말 짧다고 생각할 정도의 시기가 있었다. 그러다가 이제는 다양한 책들이 나오게 되고 언제부터인가 유투브가 장악을 하게되면서 모든 정보와 소식들이 그 매체를 통해 나오다 보니 책은 필요없고 영상만 켜놓으면 알 수가 있는 신비한 램프와 같은게 모든 것이 쉬워져 버렸다.책을 통해서 배우고 책을 통해서 나누던 시절은 언젠가부터 사라졌다. 그래서인지 요즘 다시 블로그나 글을 쓸 수 있는 사이트가 늘면서 사람들이 점차 "글자"에 눈을 뜨게 되고 이제 다시 책으로의 시간들을 다시 되찾아 가는 것 같기도 하다.
핸드폰이 생긴 이래로 이제 책보다 다른 매체를 통해 전자책이라는 것을 접하게 되고 그것을 통해 우리는 "속도" 라는 것을 좀 더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게 되었다. 직접 서점에 가서 구입하는 게 아닌, 온라인에서 책을 사서 컴퓨터나 아이패드등의 다른 매체를 통해 쉽게 책을 보는 방법이 익숙해진 것이다. 그러다가 쉽게 무언가를 받아들이고 아웃풋 또한 쉽게 내뱉다 보니 "책임감"이라는 것에 있어서 조금 덜한 측면이 있다. 김민석PD가 출연한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요즘 아이들은 참을성, 인내심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책을 읽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홍진경이 얘기하길, 책을 많이 보면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준다며 책을 늘 읽어야 한다고 했다. 나는 이 말을 듣는 순간, 내가 너무 편협하게도 책을 멀리하고 있었구나 싶었다. 왜냐하면 난 상상력이 굉장히 중요한 사람인데, 과거에 베나르 베르베르의 한 책을 읽는데 내 상상력이 다 사라지는 것 같아서 읽자마자 중단한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사실 책 읽는 것이 무서워, 웬만하면 나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책들은 읽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책을 보니,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되고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되니 집중도가 올라가는 느낌이다. 물론, 컴퓨터로 유투브를 본다거나 핸드폰으로 영상을 볼 때에 재밌는 장면이 나오면 집중이 엄청나게 잘되다가 역시나 재미가 없으면 중단하고 다른 영상을 찾아보게 된다. 이런 일들이 반복될 때마다 개인적으로 우리에겐 " 생각할 시간에 대한 자제력을 잃는다"는 무서운 상상이 되었다. 분명 미디어는 재미있고 좋은 건데, 책은 지루하고 따분하기도 한데 그만큼 우리에게 정신적으로 여유를 가져다 주는 매개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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