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무용

발레(Ballet)의 진화 <COW>

728x90
반응형

글쓴이,  No 편집장 (*2020, South Korea)

Alexander Ekman ; Ballet <COW>

 

알렉산더 에크만(*1984)은 독일의 발레 안무가이자 무용수이다. 

 

필자는 한국에서 발레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었던 터라, 독일에서도 독일 발레에 당연히 관심이 없었다. 그렇지만 내가 살고 있는 독일 드레스덴에서는 꽤나 발레 공연을 많이 한다고 알고 있었고, 유명한 오케스트라 연주도 공연되기에  자연스레 안무가 에크만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 구 동독인 드레스덴은 생각보다 모던한 작품들이 많이 상연되고 있었다. 발레라고 하면, 한국에서 내가 가장 모던하게 느낀 발레 공연은 거의 없었던 터라 꽤 보수적인 장르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상당부문 맞아떨어졌었다.  물론 나는 현대무용 공연을 한국에서 몇 년 동안 꾸준히 봐왔고, 관련 협업 작업도 했기에 내가 무용에 전혀 문외한인 사람은 아니었다. 단지, 한국의 발레 공연에 대한 지루함을 느꼈을 뿐, 에크만의 발레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필자는 한국에서 현대무용 공연을 굉장히 많이 봐왔었다. 특히, 국내에서 벌어지는 세계무용축제와 공연들을 몇 년 동안 꾸준히 봐왔었다. 

 

 

독일 안무가 에크만

 

 

독일에서 에크만의 공연 소식을 알게된 것은 드레스덴의 잼퍼오퍼에서 발행한 광고 팜플랫 때문이었다. 팸플랫에서 느껴지는 한국에서 보던 클래식컬한 느낌이 아니었기 때문에 실어놓은 광고 문구나 사진들은 꽤나 흥미를 갖게 만들었다. 정말 그때 깨달은 건, 광고의 중요성이었다. 

 

(※독일 드레스덴에는 잼퍼오퍼라는 유명한 극장이 있다. 한국으로 치자면, 서울시립교향악단 정도의 레벨이다. 이곳에서 세계의 유수한 인재들이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통해 공연을 하고 1년간을 단위로 소속 아티스트가 된다. 지휘자나 연주자들도 매번 세계의 정상급 아티스트들을 초대해 연주하니 독일에서는 매우 유명한 오페라 하우스이다. 무랴, 4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졌으니 물론 당연한 말이겠지만 말이다. 한국의 지휘자 정명훈 씨도 이곳에서 지휘를 하고 계신다. 이곳에서는 발레와 오케스트라 공연 그리고 오페라 공연이 자주 연주된다. 그리고 한 가지, 이곳은 티켓값이 워낙 비싸서 사실 학생이 보는 것도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하지만 창작 작품은 비싸지 않은 편이다. ) 

 

 

독일에서 에크만의 영상을 우연히 보게되고 나서 나는 그의 정보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정말, 그때는 우연히도 이미 내가 살던 드레스덴 잼 퍼 오퍼에서 공연을 하고 난 뒤였다. 너무 안타까웠지만 공연을 볼 수 없으면  DVD로 나와있으니 대신 그의 연출작이자 안무작인 <Swan Lake>를 DVD로 보게되었다.  그의 안 무작 <Swan Lake>는 꽤나 유명하다. 피나 바우쉬(1940-2009)의 <Full Moon> 이후로 극장에 엄청난 을 사용한 두번째 안무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피나 바우쉬의 작품 <Full Moon, 보름달>을 한국에서 봤을 때는 공연장에선 내 좌석이 무대와 멀리 있었는데도 너무 더웠던 기억이 난다. 무용수를 위한 하나의 에티켓이었을 테지만 말이다. 에크만의 <Swan Lake>를 DVD로 봤을 땐 상당히 전체적으로 지루했지만,  소재나 음악등에 있어서 정말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연출과 춤들이 펼쳐지는 장면들은 굉장히 신선했다. 

 

 

캡쳐 1, 피나 바우쉬 <Full Moon>

 

캡쳐 2, 에크만의 <Swan Lake>

 

 

본론으로 들어가서, 그의 창작 발레 작품인 <COW>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한 가지 그가 <소>라는 창작 발레극을 했었을 때 작업 스케치를 봤었는데 그는 진짜 소를 무대에 올리고 싶어 했었다는 것을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기술자들의 반대로 무대 위에 진짜 소를 올리진 못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다른 오페라 공연에서 진짜 어마어마한 골격의 소를 무대에 올렸다. 확실히 프랑스와 독일의 무대를 보면 도전정신에 있어서 프랑스가 굉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일은 위험부담이 가는 것을 절대 실행하지 않는 곳이기에 공연을 보면 가끔 굉장히 심심할 때가 많다. 무대 디자인이 유명한 나라이지만, 생각보다 예쁜 디자인의 무대를 본 적이 없다. 물론, 이건 개인 취향이다. 

 

 

드레스덴 잼퍼오퍼, Semperoper

 

실제로 잼퍼오퍼에서 저 공연을 처음 놓친 후 2년 뒤에 이 공연을 동일한 장소에서 볼 수 있었다.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었다. 필자에게 좋은 공연은 마치 값비싼 레스토랑에 가서 풀코스의 요리를 시켜서 먹는 것보다 행복하기 때문이다. 공연은 관객에게 정말 특별한 경험을 안겨다 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잼퍼오퍼는  매우 낡은 건물에다 물론 내부도 오래된 건물이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음향 장비 때문인지, 사운드가 별로 고르진 못했다. 당시에, 나는 이 작품을 볼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 뒤에 우연히 나는 잼퍼오퍼의 공연 날짜와 작품을 살펴보던 중 에크만의 공연이 잡힌 걸 알 수 있었다. 이번에도 <COW> 공연이었다. 이번 기회는 절대 놓치지 말자며 다짐을 하고, 직접 잼퍼오퍼 티켓처에서 티켓을 샀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작품은 드레스덴에서 꽤나 자주 공연이 되고 있었다. 2년의 1번 이상은 열리는 것은 상당히 자주 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는 공연이었다.

 

 

에크만의 <COW>

 

 

 

2층에서 관람했었던 Cow의 명장면이다.

사실, 저 흰색의 석고상과도 같은 소들이

진짜 소였으면,

얼마나 멋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학생 시절, 저렴한 표를 끊어 2층에서 보게되었다.

 

 

 

 

COW의 공연 책자와 티켓 사진,

2019년 4월 17일에 이 공연을 봤다.

나에겐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기대는 그정도였다. 단지, 발레로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정도를 보는 정도? 봄의 제전의 연출은 많은 안무가들이 시도했었기도 했고, 그것조차 발레라는 장르에서는 굉장히 현대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시도였다고 생각이 들었기때문이다.  20세기 음악을 가지고 안무를 하는 것이, 21세기에 획기적이라는 것이 뭔가 시대착오적일 수 있으나 발레라는 장르는 정말 콘서바토리 한 분야이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에크만의 <COW> 가 도대체 어떻게 그 야생적인 느낌을 표현할 것인지 기대가 되었다. 이 공연은 참고로 독일과 네덜란드, 바젤 등에서 수없이 공연이 된 작품이다. 음악 감독 Mikael Karlsson의 음악은 매우 역동적이고 파워풀한 음악으로 에크만과 늘 함께 공동작업을 하고 있다. 에크만도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 뛰어난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안무가가 자신의 춤에  맞는 음악을 음악 감독에게 주문하고 어필을 해야 하기에, 그 부분도 안무가의 의견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에크만은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매우 뛰어난 안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용에서는 음악이 거의 8할을 차지할 정도로, 무용수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기에 안무가가 선택한 음악을 보면 그들의 음악적 센스나 취향을 알 수 있다. 

 

캡쳐3 , 테아터 바젤,&nbsp; www.youtube.com/watch?v=SPwaPYPmoRs

 

 

 

캡쳐4 , 테아터 바젤,&nbsp; www.youtube.com/watch?v=SPwaPYPmoRs 인상적인 장면, 패션쇼같은 느낌

 

일단, 화이트로 가득한 무대와 흰 소의 등장은 침묵안에서 시작되었다. 그 어떤 사운드도 들리지 않은 그 적막 속에서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가 등장을 한다. 그리고 <소>는 시작된다. 인간의 동물적인 움직임이 극의 초반에 시작이 된다.  (연기자가 처음 연기를 배울 때 학교에서 동물을 표현을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 순간 스쳐 지나갔다.) 조금 웃겼던 것이, 그 소의 흉내를 내는 남자가 나와서 하는 얘기가 <"사진을 찍는 것은  금지되고, 휴대폰은..."> 관객에게 안내말을 하고 사라지는 것이었다. 아니, 이런 신선한 인트로는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공연이 시작되었는데, 조용한 가운데에 소가 말을 하잖아?

 

그리고 그 다음에 다른 무용수들의 듀엣의 움직임이 연주가 된다. 소를 연기했던 무용수  Christian Bauch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그 자신이 스스로 소가 되는 연구를 많이 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은 소가 된다고 말을 하고 있다. (에크만이 이 작업을 위해 실제로 테아터 전문가들과 작품에 참여하는 무용수들 몇 명을 데리고 농장을 방문했었고, 그곳에서 소를 연기해야 했던 발레리나들이 그곳에서 소의 움직임과 모든 것을 관찰하고 흉내낸 모습을 영상으로 담은 것들이 존재한다. 새로운 작품은 이렇게 늘 오랜 연구와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 

 

 

캡쳐 5.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5qdSJrvkZ1I

 

 

캡쳐 6, 출처,&nbsp;https://www.youtube.com/watch?v=5qdSJrvkZ1I

 

아름다움만을 연출하던 발레의 품격이랄까 대표적으로 <Giselle, 지젤>과 같은 여리여리 하고 순종적이고 사랑스럽고 고귀한 느낌의 고정된 느낌이 반대로, 강렬하고 파워풀한  안무가 에크만을 만나 정말 현대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공연을 보는 내내 강렬하고 새로운 무대 연출과 무대 장치들과 의상에 탄성을 내지를 정도였다. 정말 너무 멋있었다. 그는 유명 패션 디자이너들과 작업을 함께 한다. 물론, 일반적이지 않은 큰 규모의 스케일의 작업들이다. 그래서인지 비주얼 또한 너무 멋졌다. 장면 하나하나 마다 할 얘기들이 수두룩 빽뺵히 채워져있는 모던함과 세련됨이 음악에서도 느껴졌다. 파워풀한 사운드일 뿐만 아니라,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클래식음악이 적절히 사용된 가장 현대적인 사운드의 조화였다. 

 

사실 공연전, 생각했던 기대는 그정도였다. 단지, 발레로 20세기 음악의 시작을 알린,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정도를 기대했는데, 이미 실험적인 무대극을 하나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정말, 예상을 뒤엎었다.  21세기 현대발레의 본보기가 되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공연을 보지 않고, 그 공연에 대해서 상상하기란 매우 어렵다. 언젠가 한국에서 이 공연이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공연이 끝난 후, 무용수들과 관계자들이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흰 소가 공중에 매달린 것이 인상적이었다.

 

 

에크만이 유명하기 전의 테아터 작품이나 그외 다른 작품들도 매우 재미가 있고 세련됨을 볼 수 있다. 그의  과거 영상들은 유투브에 많이 올라와 있으니 쉽게 볼 수 있고, 그외 다른 작품 <Swan Lake>, <Play>그리고 <FIT> 등은 영상을 통해서 쉽게 볼 수 있다. 

 

 

 

 

 

 

 

※글의 무단 복사와 불펌을 금지합니다※

 

협업 문의 : patchpink0000@gmail.com

글의 모든 저작권은 NO 편집장에게 있습니다. 

방문 감사합니다.

 

반응형